오늘 본문은 사람을 자신의 판단에 따라 구별해서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초대교회에서는 억눌린 자들에게 특별한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대했기 때문에 초대교회 구성원들 중에는 가난한 사람들, 소외 받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독교는 언제나 약한 자와 소외된 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러한 뜻은 이미 누가복음 4:18의 예수님의 첫 번째 설교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기름 부음 받았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당신의 의지로만 이루어진 뜻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된 메시야 선포였습니다. 산상수훈의 팔복 중에 첫 번째 복을 받은 사람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는 천국을 소유하는 복을 누릴 것을 약속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의 모습을 바라보면 주님께서 누구에게 복음을 전하셨는지 알게 됩니다. 예수님은 길가, 산기슭, 바닷가, 시장 등지를 두루 돌아다니시며 주로 당시의 서민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서 천국복음을 전파하셨습니다. 지금까지 그들은 늘 소외된 자들이었습니다. 가난한다는 이유로 천국 복음의 소식을 접하는 일마저 늘 무시되었던 저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에게 새로운 복음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하늘나라의 상속자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한 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야고보서 기자는 결코 가난한 자 모두가 ‘믿음에 부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부자들이 어떠한 구원도 받을 수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부자에 비해서 가난한 자가 복음을 받아들이기가 쉽다는 말씀입니다.
마가복음 10:17~27의 부자 청년 이야기에서 재물이 있는 자는 그 재물에 얽매어서 그것을 포기하고 하나님 나라를 선택하기가 어렵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재물이 천국을 선택하는데 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가난한 자는 복음에 전적으로 의지했지만 부자들은 소유가 많음으로 근심하여 복음을 떠났습니다. 결국 교회가 부자들에게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부자가 교회의 문을 스스로 닫아버린 것입니다.
특히 야고보 기자가 살던 사회는 부자가 가난한 자를 압박하고 업신여겼던 시대입니다. 더군다나 사회 말단의 빈민자들은 먹고 살기가 어려워서 부자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었고 부자들은 이러한 것을 악용하여 가난한 자들에게 많은 횡포를 부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차별이 없으십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길에는 어떤 차별도 있을 수 없습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세상적 판단과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게 되면 결국 그 교회는 부패하고 타락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영적 부요함을 강조하십니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를 통하여 일하십니다. 가난한 자는 부족함으로 인해 오히려 하나님께 겸손히 나아가게 됩니다. 부자가 믿음의 부요함에 나아가기가 어려운 이유는 겸손함으로 돌아보지 못하는 삶의 자세 때문입니다. 재물이 많아 소위 부자가 되면 사람은 은연 중 변하게 되어있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이 세상의 재물에 더 많이 의지하고 있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결국 돈이 문제가 아니라 돈을 의지하는 사람의 마음과 그 교만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항상 깨달아야합니다. 겸손은 거기에서부터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내 자신의 연약함을 깨닫고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귀한 것임을 깨닫게 되면 다른 사람 역시 귀한 존재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오늘도 하나님 앞에서 나의 부요함을 자랑 할 것이 아니라 가난함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으면 거기에 하나님이 주시는 승리가 있고 하나님의 채우심이 있는 것입니다.
가난한 자는 약속의 유업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 은혜와 평강이 있고, 하나님 나라를 소유한 삶이 있습니다. 세상의 어떤 풍요로도 얻을 수 없는 기쁨이 있고, 소망이 있고 장래의 영광이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스스로 가난할 때 우리는 믿음의 부요함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믿음 안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유업으로 받는 충만한 삶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야고보서
2017.09.12 16:30
믿음의 부요함(2장 5절-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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