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내는 것은 마음의 평정이 깨어진 상태라고 했습니다. 다른 말로 주의력 결핍의 상태라고 했는데, 이때는 누구의 소리도 들을 수 없고 특히 하나님의 음성은 더더욱 들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주의력 결핍의 상태, 곧 마음의 평정을 깨는 성냄은 정신의 혼란을 일으켜 영혼을 더럽게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절대로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합니다. 화해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사이를 벌려놓거나 분위기를 악화시킬 뿐입니다. 성냄은 자제 능력의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성을 잃고 감정에 치우쳐서 사리 판단을 흐리게 하기 때문에 평소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도 서슴없이 행하게 합니다. 악한 일도 쉽게 저지르고 맙니다. 성내는 순간에 사물을 바라보는 판단력이 흐려지고 앞을 내다볼 줄 모르게 되며 주위의 충고와 권면의 말을 듣기 매우 어렵게 되기 때문에 성내는 마음만큼 악이 빨리 그리고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게다가 성을 내면 인간의 생명이 단축된다고 합니다. 성을 낼 때 사람의 피 속에는 유독성 물질이 생기는데 이것이 독사의 독보다도 무섭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성을 내면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에도 마비가 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의’는 ‘매우 사이가 좋은 상태’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의’가 있다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아무런 틈이 없는 상태, 매우 관계가 좋은 상태입니다. 순종의 상태요, 질서의 상태입니다. 평화의 상태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의’가 상하면 교만에 빠지고 모든 질서와 평화가 깨지고 맙니다. 다시 말하면 ‘매우 사이가 나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의가 상한다는 것’이 곧 ‘화를 내는 상태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곧 ‘불의’의 상태인 것입니다. 가인의 살인 사건을 보십시오. 성냄으로 인하여 동생과 의가 상하고 하나님과 의가 상했습니다. 그 다음 가인이 한 일이 무엇입니까? 살인이었습니다. 하나님과 사이가 좋지 않은 상태에 있었던 가인은 분노심을 제어하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동생 아벨을 죽이는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가인의 교만과 잘못된 욕망과 성냄이 모든 관계를 깨버리고 모든 질서와 화평을 어그러뜨리고 만 것입니다. 이것이 곧 불의의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불의의 상태’를 ‘의의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모든 상황 속에서 인내할 줄 알고 화해의 분위기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용납하는 마음으로 상대의 허물과 잘못을 용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얼마나 용서해야 할까요? 베드로가 용서하되 몇 번이나 용서해야 합당하겠는지, 일곱 번 정도 용서하면 되겠는지를 예수님께 물었을 때 주님께서 7번씩 70번을 용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은 곧 용서하는 일에 있어서는 제한을 두지 말라는 말씀이었습니다. 화해의 마음으로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고 용서하고 또 용서해야 합니다. 그때 모든 불의의 상태가 의의 상태로 회복되는 까닭입니다.
다시 말씀드리건대, 마음에 분노가 자리 잡고 있는 한 하나님의 의가 들어갈 자리는 결코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하나님과 나 사이에 불의 곧 죄악이 끼어들지 않도록 성내지 말아야 하며 성을 내더라도 최악의 상태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성내기를 더디하는 지혜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왜 그래야 합니까? 생각해보십시오. 만일 하나님께서 성내기를 더디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하나님의 공의에 입각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진노의 자식,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들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성내심으로 영원한 멸망에 이르게 하지 않으시고 용서하시고 화해와 구원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엄청난 사건만을 기억하여서라도 날마다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도록 더욱 힘써야 하는 것입니다. 성내기를 더디하고 의와 화평을 이루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십시다. 지금은 악한 마귀가 부추기는 성냄을 늘 넘어서며, 평화의 왕이시며 화해의 중재자이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장성한 믿음의 분량에 이르도록 깨어 기도할 때입니다.
야고보서
2017.09.12 16:26
의에 이르는 삶(1장 2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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