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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리고는 바다보다 지대가 낮은(약250m) 특이한 도시입니다. 이에 반해 예루살렘은 산성으로 해발 약790m였기 때문에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는 길은 급한 내리막길이여서 지형이 험하여 강도들의 출몰이 잦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길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을 수 없는 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여리고는 살기가 좋아서 7천년 전부터 줄곧 사람이 살기 시작한 곳으로 고고학적 연구에 따르면 1만 1천년 전부터 사람이 살던 도시였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혹시 도시가 폐허가 되기라도 하면 이내 곧 근처에 다시 여리고가 세워졌습니다.

  구약성경에서는 여호수아와 이스라엘군대가 기적적으로 점령하였고 이 때 여호수아가 누구든지 무너진 여리고성을 다시 재건하면 아들들을 잃을 것이라고 저주하면서 재건하지 못하게 했지만 워낙 경제적, 군사적 요충지라 결국 아합 왕 때 히엘이 아들들을 잃으면서 다시 재건하였습니다. 신약시대 예수님 당시 여리고는 구약시대의 여리고보다 남쪽 6km쯤에 있는 곳으로 현재 이름으로는 툴룰 아브엘 알라이크로 지금은 폐허입니다. 하지만 예수님 당시에는 헤롯왕의 겨울궁전이 있었고 세리장 삭개오가 살던 부요한 도시였습니다. 현재의 여리고는 비잔틴 시대의 터 위에 재건된 것으로 이 세 여리고는 모두 가까이에 있습니다. 각종 과실수(특히 종려나무)가 우거진 오아시스인 여리고는 예로부터 종려나무성, 방향(향기)의 성으로 불려왔습니다.
 
  이렇게 살기 좋은 여리고에서 예배드리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갈 때엔 제사드릴 소나 양을 가지고 가거나 예루살렘에서 소나 양을 사기 위한 돈을 가지고 가야했습니다. 고도가 1200m나 차이나는 곳을 올라와보면 제사드릴 제물이 제단에 올리지 못할 정도로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제물과 함께 제물을 살 돈까지 가지고 올라가기 일쑤이므로 여리고에서 예루살렘에 올라가는 이 길은 항상 강도의 위험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여리고 사람들은 살기 좋은 곳에 살면서 하나님께 예배드리기 위해 예루살렘에 올라가려면 올라갈 때마다 목숨을 걸어야 했습니다. 거리로는 30km가 안되지만 어떻게든지 빨리 지나가고 싶은 시간이었습니다. 길에서 시간을 지체할수록 강도를 만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강도만난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강도만난 사람을 부축하고 도우려면 도울수록 위험한 길에서 시간을 지체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나도 위험해지기 때문입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여행중에 이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강도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주었습니다. 강도만난 사람은 예루살렘에서 여리고 가는 길에서 같은 동네 이웃인 여리고 사람이 아닌 여행중인 사마리아 사람에게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이웃은, 단순히 옆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나를 돕는 그 사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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