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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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우루 공화국이라는 나라가 있다. 호주에서 하와이 방면으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여의도 보다 약 2.5배 큰 섬이 있는데, 그 섬나라가 바로 나우루 공화국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쿠웨이트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잘살던 나라였다. 1980년대 우리나라 GNP가 1800달러였을 때 나우루 공화국은 2만 달러가 넘었으니 얼마나 잘 살았는지 알 수 있다. 잘 살게 된 배경이 흥미롭다. 옛날 산호섬이었던 나우루 공화국에 알바투르스라고 하는 새들이 많이 살았다. 장구한 세월, 거기서 먹이활동을 하고 알을 낳고 집단 서식하는 동안 알바투르스 새들의 배설물과 시체들이 산호들과 함께 부식되었고, 그것들이 오랜 시간 쌓여 산호섬 전체에 엄청난 인광석이 축적된 것이다. 인산염이라고도 하는 인광석은 화학 비료와 우라늄 원료로 쓰이는데, 나우루 공화국산 인광석이 세계 최고 품질로 통했다. GNP 세계 2위의 나우루 공화국은 이렇게 탄생됐다. 정부는 잘사는 바람을 타고 의료, 교육, 주택, 심지어 승용차까지 국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 결혼하면 방 3칸에 욕실 딸린 집이 나온다. 참 지상 낙원과 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그랬던 나라가 지금은 세계 최빈국 중에 하나로 전락했다. 왜 그랬을까? 내일을 준비하지 않은 까닭이다. 인광석이 어디 영원한가? 머지않아 고갈될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당장 달콤하게 빼먹기만 하니 결국 망하게 된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공짜로 비행기 타고 호주 가서 쇼핑하고 편하게 노는 것을 즐겼다. 그러니 한정된 자원이 얼마나 버텨내겠는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나우루 공화국의 인광석 생산은 벌써 줄어들기 시작했다. 야단난 정부는 호주에 건물을 사들이고 여기저기에다 나름대로 투자를 하여 내일을 대비하려 했지만, 그런 식의 투자로는 될 법한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작은 나라라고 하지만, 한 나라의 내일을 준비하는 일에 그런 식의 투자가 과연 적절한 해법일 수 있겠는가? 어설픈 해법의 뒤늦은 발버둥은 나우루 공화국의 추락을 막지 못했고, 비만률 95%나 되는 나우루 국민들은 내일에 대한 대비 없이 먹고 놀다가 결국 최빈국이라는 오늘의 비참한 현실에 이르고야 말았다. 그들에게는 내일을 준비하는 지혜가 없었다.
  하버드 대학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나우루 공화국 사건은 오늘 우리 세계의 축소판이라고 지적했다. 실로 그런 것은 내일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난처한 지경에 처하는 일이 어디 나우루 공화국 국민들만의 경우겠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개인들에 직결되고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이런 까닭에 한 국가든, 조직이든, 개인이든 내일에 대한 준비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고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준비하지 않으면 망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잘 알아서일까? 현대인들 가운데는 미래를 준비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참 많다. 내일의 더 나은 보금자리를 위하여 주택 청약도 하고, 노년의 안정된 삶을 위하여 연금 보험을 든다. 여러 가지로 장기 계획을 세워 내일을 준비해간다. 지혜로운 일이고 잘하는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만 하면 과연 내일에 대한 준비를 정말 잘하는 것일까? 뭔가 큰 걸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성경은 ‘참된 내일에 대한 준비는 영혼에 대한 준비’라고 갈파한다. 현세적이고 물질적인 수준의 내일에 대한 준비를 넘어 영혼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함을 엄중히 강조하는 것이다. 오늘 나는 내 영혼의 영원한 미래를 위하여 무엇을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가? 이 세상은 영원히 사는 곳이 아니다. 때가 되고 하나님이 부르시면 가야 한다. 가서 심판대 앞에 서야 한다. 애석하게도 사람들은 이것을 자꾸 잊어버리고 산다. 아마도 믿음이 없어서 외면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외면한다고 될 법한 일인가? 영혼의 내일에 대한 일은 외면한다고 절대로 될 일이 아니다. 그것은 내일에 대한 가장 어리석은 행동이다. 영원한 내일에 대한 준비 없이 잠시잠깐 잘살기 위하여 아무리 분주하게 뛰면 무엇 하는가? 주님이 부르시면 내일이라도 가야 하는 게 인생이다. 그러므로 오늘 회개할 것을 회개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며 가까이 있는 사람들부터 진정으로 사랑하며 살면 그것이 영원한 내일에 대한 아름다운 준비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