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2.03.08 14:46

사순절과 4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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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절을 Lent(렌트)라고 부르는데 그 말의 어원인 Lenten은 단순히봄철이란 뜻입니다. 사순절이 계절상 봄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사순이란 말은 숫자 40일 뜻하는 말입니다. 한자문화권인 중국이나 우리나라는 4자를 불길한 숫자로 여깁니다. 4자 발음이 한자의 죽을 사()의 발음과 같아서 입니다. 우리나라는 엘리베이터에 4층을 F로 표시하거나, 병원에는 아예 4층을 두지 않거나 4자가 들어가는 것을 기피합니다. 서양에서는 ‘13’이란 숫자(특히, 13일의 금요일)를 불길하게 여깁니다. 13일은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날이요, 바벨탑이 붕괴된 날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수그리스도와 12제자를 합해 13명이 모인 곳에서 유다의 배반이 일어났으므로 13이라는 숫자에 배반과 불행이 담겨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동서양을 불문하고 숫자 3을 선호해 왔습니다. 로마제국의 삼두정치,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등에서 여실히 드러나고요, 특히 우리나라에서 3은 생명의 시작이요, 존재요, 마침으로 여깁니다. 고수레를 해도 세 번이고, 힘겨루기를 해도 삼세판이며, 만세를 불러도 삼창이고, 교회에서도 주여~ 삼창을 외칩니다. 문을 두드려도 똑똑똑 세 번이고, 의사봉을 쳐도 탕 탕 탕 세 번을 칩니다. 그러나 성경 안에서의 4자는 하나님의 다스림을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또한 성경과 교회의 전통에서 40이라는 숫자는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하기 전에 거치는 기간을 상장합니다. 노아, 모세, 이스라엘, 예수님등 모두가 40일을 믿음으로 순종하고 보낸 후에 하나님의 구원, 약속의 땅, 공생애의 삶, 그리고 승천 후에 성령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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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40이라는 숫자는 모세의 이야기, 이스라엘 백성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 주님의 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씀대로 사는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우리교회의 이야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말씀은 그것을 믿고, 그대로 순종하는 자들에게 주어질 축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사순절 교육을 시켰는데, 그 목적는 모든 성도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에서 40은 준비하는 숫자입니다.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고, 그 부활의 영광과 기쁨을 맛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교회는 40일 동안 철저한 회개와 경건한 삶을 살도록 훈련시켰습니다

  사순절의 구성적인 면에서도 이 시기는 부활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순 시기는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되는데, 이는 604년부터 정착되었고요, 그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 전까지는 40일이 아니라 계산해 보면 46일이 됩니다. 그렇다면 왜 40일을 뜻하는 사순절이라 했을까요? 주일날은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쁜 날이었기에 회개와 속죄(보속)의 시기인 사순절 40일에서는 제외됐습니다. 따라서 당시에는 사순절 동안 6번의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의 시간은 성도들로 하여금 금식과 절제와 경건의 삶을 살게 했습니다

  또한 재의 수요일부터 예전 복장, 후드, 스톨등이 보라색으로 바뀝니다. 보라색은 회개를 상징하는 색입니다. 그리하여 사순절 기간 내내 교회는 이 보라색 휘장을 사용합니다. 재는 죽음을 상징하고, 재를 얹는 것은 방자했던 자신을 채찍질하여 낮추고 참되게 사는 방법을 찾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재를 준비하여 성도들의 이마에 바르며 말씀을 낭독합니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전 한 주간을 성주간이라 하는데, 개신교회는 고난주간이라고 부르기 시작 했고, 종려주일부터 이 주간이 시작됩니다. 종려주일에 예루살렘의 왕으로 오시는 그리스도를 다함께 '호산나'를 부르며 환영합니다. 월요일에는 예수님의 죽음과 장례를 예고하고, 화요일에는 제자들의 배반을 예고하고, 성주간 수요일에는 예수님이 당신이 어떻게 죽으실지 예고하십니다. 목요일에는 세족식과 성만찬이 진행되고, 금요일에는 성금요예배를 침묵으로 드립니다. 토요일에는 주님께서 무덤에서 안식을 하셨습니다. 부활 주일에 우리 주님이 부활하신 절기를 기쁨으로 드립니다. 이렇게 재의 수요일에서 시작되어 고난주간으로 마무리되는 사순절 기간 동안 교회는 경건한 삶을 사는 방법을 성도들에게 권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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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40년 동안 준비된 훈련의 과정, 엄격하고 혹독했는데, 하나님께서 어떻게 택한 백성들에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그러나 이런 훈련과정이 없었으면 그들은 이스라엘을 건설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공생애를 준비하면서 40일 동안 금식하셨습니다. 주님의 이러한 준비가 공생애의 사역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10가지 재앙도, 홍해가 갈라짐도, 구름기둥도 불기둥도 경험치 못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것을 보고도 40년을 훈련받아야 하는데,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 된 축복을 누리려면 훈련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주님도 공생애를 준비하면서 40일을 금식하셨는데, 우리 같은 죄인은 어떤가요? 내 신앙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도 40년이 필요한 시점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