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7.09.15 13:45

새로운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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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속담에 “썩은 기둥 골 두고 서까래 갈아 댄다고 새집 되랴”는 격언이 있다. 옛날 우리나라 전통가옥에는 초가집이 많았는데, 비가 오면 물이 스며서 서까래가 썩는 경우가 흔했다. 그 썩은 서까래를 교체하면 집이 새집처럼 보였기 때문에 썩은 서까래를 교체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고, 그렇게 하면 오래 된 집이라도 새 기분으로 지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속담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썩은 서까래는 잘 고쳤다지만, 썩은 기둥을 그대로 둔 채 썩은 서까래만 갈았다고 진짜 새집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썩은 기둥 두고 서까래만 고쳤다고 새집일 수 없는 것처럼, 진정 마음을 새롭게 하지는 않으면서 한두 가지 행동을 달리하는 것으로 새로운 삶을 기대하기란 어렵지 않을까?
  도박에 빠진 분이 있었다. 그분은 도박판에서 가진 돈 날리고 집도 날리고 자기 재산을 다 날려먹고, 심지어 아이들 저금통까지 가져다가 탕진했다. 그런 그가 늘 입버릇처럼 했던 말은 “뭐가 잘못 된 줄은 알겠는데, 그래서 다시는 안 하려고 작정을 하는데도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그분은 스스로 자신의 양 손가락을 잘라버리는 의식까지 벌이고 말았다. 그런데도 결국 도박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이제 다시는 안 해야 되겠다고 작정하고 몇 번이나 생각을 고쳐먹는데도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것은 왜일까? 하다하다 도저히 안 되어 손가락을 잘라내는 엄청난 의식까지 치르고도 발에 화투를 끼고 다시 도박판에 뛰어드는 황당한 일은 왜 벌어지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마음이 새로워지지 않은 까닭이다. 그래서 결국 도박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이 잘 새로워지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안에 우상을 완전히 몰아내지 못한 까닭이다. 내가 가진 개념, 내가 가진 지식, 내가 가진 경험, 나의 신념과 편견이란 우상, 이런 우상들을 몰아내지 않으니 새로운 마음을 갖기 어렵다. 그러므로 오랜 시간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우상을 과감하게 몰아낼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긍정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고, 긍정적 사회 참여, 가정과 일터와 내가 속한 공동체의 긍정적 변화까지도 꾀할 수 있지 않을까?
  혹 새해에는 술과 담배를 끊어보겠노라 결심하지 않았는가? 멋진 계획들로 야심차게 시작하지 않았던가? 새해 새로운 삶을 꿈꾸지 않았던가? 하지만 작심삼일(作心三日), 새해가 시작된 지 겨우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모든 것이 옛날로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술독에 빠져 살고 담배에 절어 사는 옛날 습관으로, 여전히 냉랭하고 여전히 절망하며 주춤거리기만 하는 옛날로 벌써 돌아가 있지는 않은가? 생각은 있지만 그만 둘 수 없고, 마음은 먹지만 시도할 수 없고, 몸부림은 치지만 도저히 끊어내지는 못하는 것은 당장 눈에 띄는 서까래만 갈았을 뿐 썩은 기둥부터 교체하지 않은 까닭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삶의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서까래만 아니라 서까래와 지붕 전체를 받쳐주는 더 중요한 마음기둥부터 교체해야 한다.
  사람의 행동과 습관은 마음이 품은 결과이다. 마음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뀌고, 마음이 새로워져야 삶이 새로워진다. 나쁜 습관과 죄성, 거기에서 나는 부끄럽고 악한 일들에 대한 ‘끊어내는 행동’은 거룩한 마음, 새로워진 마음이 지휘해줄 때에만 가능하다. 구태의연하고 지지부진한 옛 자아, 거짓되고 부패한 옛 사람의 지휘로는 낭패를 볼 수밖에 없고 또 다시 ‘작심삼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으니 부패하고 썩은 기둥뿌리 마음부터 교체하고 새롭게 하기 바란다. 그 새집에 찾아오신 성령님의 새로운 지휘 하에 진정 새사람이 되면 죄악을 끊어낼 뿐 아니라 절망과 의심의 벽을 뛰어 넘고 어려운 상황과 조건까지도 바꿔내는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