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7.09.15 13:41

극적인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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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사전엔 불가능이란 없다.” 나폴레옹의 유명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나폴레옹은 60여 차례의 전쟁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는 무패 전쟁영웅으로 부상했고, 이어 프랑스의 불안했던 정권을 잡고 황제가 된다. 그러나 불가능이 없을 것처럼 보였을 그도 러시아 침공 실패로 정권을 잃고 왕위에서 밀려나 엘바섬으로 유배를 가게 되는데, 정국이 불안해진 틈을 타서 기적처럼 탈출에 성공한다. 나폴레옹은 다시 그의 말처럼 추종자들과 함께 정권을 찬탈하고 제국의 부활을 선포하는데, 이를 본 유럽의 나라들은 깜짝 놀라며 또다시 전쟁의 공포에 휩싸인다. 유럽의 예상대로 나폴레옹이 군대를 이끌고 정복전쟁에 착수하기 시작했을 때 유럽의 나라들은 영국을 중심으로 연합군을 형성했고, ‘워털루’라는 지금의 벨기에 수도인 브리셀에서 유럽 연합군과 프랑스 나폴레옹 군대는 마지막 결전을 벌이게 된다. 이 전투의 연합군 총지휘관은 영국의 웰링턴 장군이었고 그도 전쟁영웅이었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용장이었고 막강한 연합군 지휘봉을 잡고 있는 웰링턴 장군이었지만, 나폴레옹 군대와의 결전을 놓고 긴장과 부담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이번 전쟁에서 진다면 영국뿐만 아니라 전 유럽이 독재의 소용돌이에 말려들 것이었다. 유럽 나라들이 긴장했고 특히 영국의 시민들은 매우 불안해했다.
  이윽고 전투가 끝나고 모든 상황이 종료된 듯했을 때 사람들은 전달되어올 봉화를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다 끝났을 텐데.’ 승리인지 패배인지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은 마침내 한 글자 한 글자 떠오르기 시작한 알파벳 봉화에 숨을 죽였다. 'WELLINGTON DEFEATED' 아, 웰링턴이 패배했다는 것 같은데, 갑자기 낀 안개 때문에 그 다음 글자를 볼 수가 없었다. 곳곳에서 한숨과 탄식이 이어졌다. “웰링턴 장군이 패했다!”, “이제 끝이구나!”, “불세출의 영웅 나폴레옹을 이길 수가 없었던가?”, “앞으로 우리 영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런데 그때 안개가 걷히면서 나머지 글자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THE ENEMY' 아 끝까지 보니 ‘적을 패배시켰다’는 말이었다. 런던 사람들은 탄성을 질렀고, 어둡던 분위기는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웰링턴 장군이 나폴레옹을 물리쳤다.” 참으로 극적인 반전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과 이탈리아의 8강전에서 한국이 먼저 한골을 먹는다. 그 다음, 골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에서 안정환이 패널트킥을 놓쳤을 때 경기는 패색이 짙었다. 황금 같은 패널트킥 실축! “이제 끝났구나!” 여기에다 후반 43분, 차두리의 멋진 오버헤드킥까지도 불발로 그쳤을 때는 이미 모든 게 포기상태였다. “아 이것마저!”, 그런데 그때였다. 설기현이 찬 골이 네트를 갈랐다. 스코어는 1:1, 야단이 났다. 경기는 연장전에 들어갔고, 이번에는 패널트킥을 실축했던 안정환이 기가 막힌 헤딩으로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골든골이었다. 경기는 2:1, 한국의 승리였다. 패색이 짙었던 한국이 세계 최강 이탈리아를 물리쳤을 때 한반도는 야단이 났었다. 그야말로 극적인 반전이었다.
  극적인 반전은 사람을 흥분시키고, 큰 기쁨과 감동을 안겨준다. 그것이 반전의 재미요 극적인 반전의 묘미이다. 사는 일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때 재미와 묘미가 더해진다.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인 반전’이 2000년 전에 있었다. 그것은 ‘부활’이라는 반전이었다.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매달아 죽임으로서 영원한 승부의 종지부를 찍으려했던 어둠의 세력은 ‘부활이란 극적인 반전’ 앞에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었다. 다 끝난 줄 알았는데, 꿈에도 몰랐던 주님의 부활! 그 극적인 반전이 인류를 영원한 패배와 사망으로부터 건져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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