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로 지나가다가 자기와 상관없는 다툼을 간섭하는 자는 개의 귀를 잡는 자와 같으니라.”
본절의 개는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이 아니라 광야에서 야생하는 사나운 들개를 말합니다. 이 사나운 들개의 귀를 잡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크게 다치거나, 위험한 상황에 스스로 빠지게 되겠지요. 쓸데없이 자기와 상관없는 싸움에 끼어드는 사람은 공연히 더 큰 분란을 초래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격노하게 하여 화를 당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나타내는 비유적인 표현입니다.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 감정적으로 그 상황 가운데 끼어 들어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어떻게 된 영문인지 잘 알고 난 후에 도울 것은 돕고, 피할 것은 피하는 것이 지혜로운 처사입니다. 성급하고 경솔한 언행을 조심하는 것이 두루두루 좋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의 생활은 살피지 않고 남의 일에 간섭하기를 좋아하는 미련한 자의 행동을 경계하는 것이지 항상 신중하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타인들의 다툼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지혜로운 사람의 행동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닙니다.
“횃불을 던지며 화살을 쏘아서 사람을 죽이는 미친 사람이 있나니” 횃불은 나무 막대기 끝에 기름먹인 천을 감아 불을 붙인 것으로 흔히 전쟁에서 적을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하거나, 아군에게 신호를 보낼 때, 밤에 주위를 밝히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횃불을 던지며 화살을 쏘아 사람을 죽이는 것은 한 성읍을 완전히 파괴시키기 위해서 감행하는 살벌한 전쟁의 모습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 사람은 화살에 불을 달아서 쏘는 사람을 말합니다.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고 해하는 무자비한 사람입니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귀한 사람의 목숨을 해하는 ‘묻지마 살인’, ‘연쇄살인범’의 소식을 접하게 되는 요즈음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수습이 될 수 없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뒤늦게 후회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에 나가서 아무데나 불화살을 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그 화살을 맞고 상처를 입거나 죽게 될 것입니다. 함부로 말을 해서 남을 속이고 그것을 농담으로 돌리는 사람은 함부로 불화살을 쏘는 미친 궁수와 같습니다. 불화살은 우리 몸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힙니다. 이러한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말로 인해 인격 모독이나 멸시감을 당한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습니다. 흉터도 오랫동안 남습니다. 자살을 하게 되는 여러 이유들 중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에서의 악성댓글이 주된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말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자기의 이웃을 속이고 말하기를 내가 희롱하였노라 하는 자도 그러하니라.” 이웃을 속여 큰 피해를 보게 해 놓고도 단지 장난삼아 해 본 것뿐이라고 말하는 것은 악한 자만이 할 수 있는 책임 없는 말입니다. 이처럼 악한 자는 자신의 악행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여기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는 것은 물론 자신도 습관화된 범죄행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 합니다. 사람 간의 관계에 있어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참 중요합니다. 내 마음이나 감정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느끼게 될 기분, 마음, 입장, 상황 등을 사려 깊게 살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작은 자 중 하나를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이 그 목에 달려서 깊은 바다에 빠뜨려지는 것이 나으니라.”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의 심한 장난이나 농담은 유머가 아니라 또 따른 폭력일 뿐 아니라 상대를 실족하게 만드는 범죄입니다. 분별 있는 그리스도인, 다른 이들을 세워주고, 도와주고, 살려주는 귀한 일들을 잘 감당하는 그런 그리스도인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잠언서
2017.09.14 14:04
분별 있는 그리스도인(26장 17-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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