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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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절에서 주목해야 할 말은 ‘품에서’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은밀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즉 악인들은 은밀하게 뇌물을 받고 재판을 굽게 한다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18장을 보면 불의한 재판관이 나옵니다. 본 절에서 말하는 악인이 바로 그 ‘불의한 재판관’과 같은 사람입니다. 공의를 세워야 할 재판관이 불의한 자로 불리는 것은 그가 재판을 바르게 하지 않고 굽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처럼 재판을 굽게 하는 것은 뇌물을 받기 때문입니다. 자기에게 어떤 유익도 없는데 재판을 굽게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불의한 재판관들은 비록 뇌물을 받기는 하지만 그것을 공개적으로는 받지 않습니다. 만일 공개적으로 뇌물을 받는 다면 그들의 불의함이 만천하에 들어날 것이고 그로말미암아 그 자신이 심판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뇌물을 받을 때 ‘사람의 품에서’ 곧 다른 사람이 알 수 없도록 은밀하게 받습니다. 우리 정치권에서는 한때 ‘차떼기’라는 말이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이는 모 정당이 불법 선거자금을 기업으로부터 받으면서 그것을 은밀하게 하기 위하여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돈을 가득 실은 트럭을 기업의 사람이 세워두면 정당 측의 사람이 몰고 간 데서 비롯된 말입니다. 이러한 그들의 불법선거 자금 수수 방법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비밀작전을 연상시킬 만큼 치밀하고 은밀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불법이나 악을 행할 때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도록 은밀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 일이 은밀하게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그러한 생각은 사람의 눈만 의식한 지극히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날짐승 중에 어리석은 것을 들라하면 꿩이 있습니다. 꿩은 평소에는 주변에 인기척이나 다른 어떤 소리가 들리면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로 날아가 버립니다. 그러나 가만히 숨어 있다가 꿩이 가까이 이르렀을 때 갑자기 뛰쳐나가 쫓게 되면 미처 날아가지 못하고 두 발로 달리다가 구덩이 같은 곳에 머리를 쳐 박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사람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도 자기를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안심을 합니다. 결국 이 미련한 꿩은 사람에게 잡히고 맙니다. 은밀하게 악을 행하는 자들이 바로 이 미련한 꿩과 같습니다.
  미련한 자들은 사람의 눈만 속이면 자신들의 악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하여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들의 눈에 하나님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공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도 마찬가지 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께서는 존재하신다는 것이요, 사람이 은밀히 행하는 것이라도 하나님은 다 보신다는 것입니다. 결국 악인들의 은밀함은 다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혜로운 자가 되어야 합니다. 미련한 삶은 “눈을 땅 끝에 둔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눈앞의 일은 하지 않으면서 주의가 산만하게 흩어져 도무지 초점도, 목표도 없는 막연한 삶을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지혜로운 자와 미련한 자의  차이점은 주어진 일에 얼마나 충실하느냐에 따라 구분됩니다. 그것은 목표를 세우는 일을 보아서도 알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목표를 세우되 그것을 향한 전략과 계획을 치밀하게 세웁니다. 그리고 주어진 일을 잘 감당하면서 미래 일을 도모합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는 막연하게 목표를 세우는가하면 그것도 모자라 불성실하게 일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둘 중 누가 자기의 목표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위대한 사람은 하루아침에 탄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엄청난 수고와 노력이 요구됩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어질 때 주어진 목표와 사명을 완수할 수 있습니다. 죄악 된 세상에서 물들지 아니하고 지혜롭고 의로운 삶을 살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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