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동물들이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떼죽음을 하는 경우가 은근히 잦습니다. 소나무행렬모충이 그러하고, 누 떼가 그러하며 버팔로나 가젤, 심지어 고래들도 그러합니다. 누나 버팔로, 가젤 등은 앞에서 달리니까 별생각 없이 따라 달리다가 모두가 벼랑에 떨어지고 고래의 경우는 모두가 해안에 나와 죽음을 맞이합니다.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존재합니다. 먼저 집단의 리더가 멀리 보지 않고 가다가 갑자기 벼랑이나 해안을 만났을 때 리더와 리더그룹이 멈추려고 해도 뒤따라오는 짐승들이 맹목적으로 계속 멈추지 않고 따라오기 때문에 모두가 벼랑에서 떨어지거나 해안으로 몰려 떼죽음을 당하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한 가지 이유일 수 있겠습니다. 리더와 리더그룹도 뒤따라오는 그룹도 모두 멀리 보는 안목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런가하면 학이나 공작의 경우는 화려하고 큰 깃털을 가지고 있고 날아오르는데 시간이 걸려서 포식자들을 피하기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변을 당하는 일이 없습니다. 학이나 공작 모두 워낙 조심성이 많고 멀리 보기 때문에 들짐승들이 멀리서 다가오기 전에 이미 날아가버리기 때문입니다.
물론 앞서 말한 누 떼나 버팔로 떼가 항상 떼죽음을 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디언들이 버팔로 떼가 앞으로 달리는 습관을 이용해서 무리의 선두를 절벽으로 내몰아서 손쉽게 많은 버팔로를 사냥하는데, 이 때 인디언들이 가까이 오면 절벽 쪽으로가 아니라 언덕 아래로 무리를 이끌고 도망치는 안목이 좋은 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인디언 추장 가운데 ‘언덕 위의 소’나 ‘앉아 있는 버팔로’ 등의 이름이 적지 않은 것은 길고 먼 안목을 갖고 무리를 이끌던 버팔로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운 것이라고 합니다.
언덕 위에 앉아서 멀리 보는 소같은 습관을 기르기 위해 무조건 달릴 것만이 아니라 잠시 앉아서 쉬시면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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