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7.09.15 13:44

거룩한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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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모 방송국의 오디션 프로에서도 보듯이 내로라하는 유명 가수들이 가수 지망생들의 멘토를 자처하며 훈련시키는 모습은 최근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멘토 열풍의 일단(一斷)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에서도 다름 아니다. 정치인부터 교수, 의사, 스님 등 다양한 분야의 식자(識者)들이 자의나 타의로 멘토가 되어 대사회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자타공인 멘토'로서 젊은이나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에서 훌륭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최근과 같은 사회적 흐름이 도래하기 전에 우리 사회의 대사회적 멘토로서의 역할은 교회의 것이었다. 세상은 교회를 바라봤고, 교회는 사실상 세상의 영적 멘토였다. 오늘날 사회적 멘토들의 건전하고 신선한 메시지들도 교회가 벌써 다 제시한 것들이고, 건전한 개혁의 뿌리들은 다 복음 안에 있었던 것들이다. 한마디로 복음 안에서, 그리고 교회로부터 비롯된 것들이다. 안타까운 것은 오늘의 교회가 선한 뿌리와 줄기를 다 놓치고, 대사회적 멘토로서의 모습도 특정 개인들에게 내어주고, 그것도 모자라서 사회적 인식 속에 문제 집단으로 추락해 있다는 데 있다. 교회는 그 존재 자체로서 세상의 멘토여야 하는데, 오늘의 교회는 전혀 그렇지 못한 실정이 된 것이다. 멘토는커녕 도리어 온갖 천박한 욕을 다 듣고 있는 판국이니, 오늘날 추락한 교회의 멘토로서의 위치 회복은 까마득히 멀게만 보인다.
  "한국의 진짜 목사를 찾아서"라는 책에서 이지성 씨는 “오늘의 교회 위기는 목사들의 탓이다. 그래서 진짜 목사다운 목사,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이 시대의 멘토가 되어 줄 목사를 찾고 싶다”고 말한다. 한국의 대형교회를 출석하는 한 사람의 교인으로서 이것이 그의 결론이며 바람이다. 맞는 말이고 충분히 할 수 기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의 대사회적 위치 추락, 멘토로서의 자격 상실에 대한 책임이 어떻게 목사에게만 있다 할 수 있을까? 지도자 위치에 있는 목사에게 책임이 크겠지만, 총체적인 관점에서 이 땅의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의 사회 속에서 교회가 과거 교회의 영광을 되찾고 대사회적 멘토로서의 역할을 회복하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교회가 과거처럼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는 것이다. 소금은 자신을 녹여 맛을 내고 부패를 방지한다. 빛도 자기를 던져 밝음을 선사한다. 결국 이 땅의 교회가 교회를 위한 교회가 아니라 세상을 위한 교회, 자기 소멸의 소금과 빛의 교회를 자처하며 세상으로 나아갈 때, 선반 위에 놓인 교회가 아니라 세상 속에 녹아지는 교회가 되고, 산위에 있는 밝은 동네처럼 어두운 세상 속에 진정 빛나는 교회로 그 위상이 회복될 것이다. 이렇게 하여 세상이 다시 교회를 바라보게 되면 교회는 세상의 영적 멘토로서 위치를 되찾게 되지 않을까? 과연 이 땅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선반 위에 놓인 소금처럼 아무런 맛을 내지 못하는 삶을 자진 청산하고 자신을 녹일 줄 아는 소금이 되어 세상 속에 자신을 녹이는 수고와 헌신을 아끼지 않고, 어둠에 빠져있는 세상에 한결같은 진리의 빛을 비추며 냉랭해진 가슴마다 따뜻한 사랑의 빛을 지속적으로 비춰줄 수 있다면, 교회에 대한 대사회적 신뢰도는 서서히 상승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 살 맛이 나고, 교회 때문에 세상의 어두운 부분들이 밝아지며, 사회 부조리와 부패 방지를 위해서도 이 땅에 교회와 교인들이 없으면 안 되겠다는 인식이 계층을 넘어 사회 저변까지 확장되어 갈 것이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진단하고 내다보는 회복의 순리이기에 사랑의 섬김으로 소금과 빛의 도리를 지속적으로 행할 수 있기를 기도하며 기대한다.
  요컨대, 멘토 열풍이 사회적 흐름이 되어 있는 시대 속에서 과거 대사회적 멘토의 중심에 서있던 교회가 그 위상을 회복하고 다시금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이 시대의 자타공인 모든 멘토들까지도 선도할 수 있는 진정한 영적 멘토의 자리를 되찾는 길, 소금과 빛에 있다. 부패하고 어두운 세상 속에 참된 소금과 빛 되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소금처럼 빛처럼 행하면땅에 떨어진 교회 위상이 회복되고 대사회적 신뢰도 향상될 것이 틀림없다. 이와 같은 회복의 순리를 겸손히 따르면, 세상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다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길을 묻게 될 것이다. 그때부터 교회는 거룩한 멘토의 자리에 서서 세상이 나아갈 거룩한 방향을 제시하며 밝은 미래로 가는 길을 열어가는 거룩한 사명을 오늘과 내일의 시대 속에서 비로소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 5:16b)
  2012년, 희망찬 새해를 맞아 우리 모두 주님의 거룩한 뜻을 품고 이루어가는 거룩한 승리의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 변화에 장애를 주는 타인을 향한 책임 공방보다 나를 향한 총체적 자성의 겸손함을 가지고 교회 지도자들은 말할 것도 없이 이 땅의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거룩한 삶의 변화를 이뤄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사랑의 수고와 헌신으로 가는 곳마다 생명의 맛을 내고, 밝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진리와 사랑의 섬김으로 생명의 빛을 내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바란다. 이 땅의 거대한 소금과 빛이 되어 책임 있게 역할을 감당함으로 자타공인 거룩한 멘토의 위치를 회복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세상의 거룩한 멘토! 오늘 주님께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거는 기대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