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7.09.15 13:42

진리의 터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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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치아’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의 하나로 꼽힌다. 영어로는 ‘베니스’라 불리는 이 도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만에 있는 118개 섬을 400여 개의 교량으로 연결시킨 특별한 물의 도시로서 섬과 섬 사이를 연결하는 수로는 베네치아 시내의 중요한 교통로란다. 그래서 이 수로를 다니는 ‘곤돌라’는 중요한 교통수단인 동시에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징물이기도 하다는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물의 도시! 사공이 ‘산타루치아’를 불러주면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 사랑을 고백한다는 낭만적인 도시 베네치아! 그런데 참 아름답기만 한 이 도시도 최근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는 문제로 그저 평화스럽지만은 않단다. 도시가 조금씩 물에 잠겨가는 천재지변과도 같은 일인데, 최근에는 일 년에도 40여 차례나 물에 잠긴다고 한다. 학자들은 향후 100년이면 이 물의 도시, 낭만의 도시를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이 같은 위기의식 속에 문제의 요인을 두 가지를 꼽는데, 하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고, 다른 하나는 베네치아의 연약한 지반이다. 그런데 이 둘 중에서도 해수면 상승보다 사실 지반 문제를 주요인으로 본다. 도시 전체가 갯벌 같은 물렁한 지반 위에 말뚝을 박아 세워진 까닭이다. 침하 현상은 자꾸만 일어나서 현재는 무려 13cm나 내려앉은 상황이라는데, 이대로라면 점점 더 내려앉아 아름답고 낭만적인 도시 베네치아가 정말로 세계인들의 눈앞에서 영영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최초에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지반의 문제, 약하고 물렁한 터 위에 도시가 형성되니 아무리 수려하고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가꿔온 도시지만 위기 앞에서 이렇듯 속수무책이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처럼 심각한 상황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와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다. 마산 신시가지를 조성했을 때 얼마 지나지 않아 건물들이 자꾸 기울어지고 내려앉았던 일인데 역시 지반의 문제였다. 갯벌 같은 땅, 물이 나는 쓰레기 매립지 위에다 마구잡이로 건물들을 세우고 도시를 형성하니 결국 문제가 된 것이다. 기초공사를 더 공들여 탄탄하게 해도 모자랄 그런 땅에다 아무리 잘 지어본들 졸속이지 바라듯 매끄러울 수는 없었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와우아파트 등 모두 다 기초 부실로 발생된 비슷한 일들이다. 사회의 기초 질서도 민주시민으로서의 법질서 의식도 마찬가지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문제는 항상 따르고 언젠가는 터진다.
  아무리 아름답고 평화롭고 낭만적인 도시도 그 터가 든든하지 못하면 오래 가지 못하고 사라져버릴 위기에 직면하듯, 아무리 멋지고 특별하고 좋게 시작된 일도 그 터가 든든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침몰될 수 있다. 튼튼한 기초 위에서만 무엇이든 굳게 설 수 있고 세울 수 있다. 물렁한 터 위에 세우면 당장은 그 멋을 자랑할 수 있을지 모르나 결코 오래 갈 수는 없는 법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진리의 말씀을 듣고도 행하지 않으면 그 모습이 마치 모래 위에 집을 세우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라 하셨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면 무너져 그 무너짐이 심하게 된다고 하셨다. 기초가 단단하지 못한 곳, 모래 위를 주초로 삼은 까닭이다. 반면 지혜로운 일은 기초를 단단한 반석 위에 두는 것이라 하셨는데, 이는 곧 주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삶, 처음부터 기초가 튼튼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쳐도 그의 믿음은, 그의 삶과 인생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모든 중요하고 좋은 것은 모두 다 진리의 터 위에 세워야 한다. 견고한 진리의 터 위에 믿음을 세우고 인생을 세우고 교회를 세우면 무너지지 않는다. 문제가 닥쳐와도 흔들리지 않고 침몰하지 않는다. 여전히 아름다운 믿음, 복된 인생, 찬란하고 영광스런 가치를 세우고 이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