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캠벨의 ‘신화의 힘’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남아메리카의 마야 제국 후예들인 마야 인디언들은 ‘의례의 마당’이라는 곳에서 오늘날의 농구와 유사한 경기를 한다. 경기가 끝나고 승패가 결정되면 그 다음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이긴 팀 주장이 그 자리에서 진 팀 주장에 의해 제물로 바쳐지는 일이다. 그런데 그처럼 의아하고 놀라운 일이 세상에, 이긴 팀 주장에게 내려지는 상이란다. 놀랍기도 하고 좀 이상하기도 하지 않은가? 얼른 생각할 때, 경기에서 진팀 주장이 제물로 바쳐진다면 몰라도, 왜 경기에서 이긴 팀 주장이 신에게 제물로 바쳐지는가? 그런데 그들의 생각은 다르다. 마야 인디언들은 삶에서 승리한 사람만이 신에게 거룩한 제물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경기에 임하는 자들은 신에게 바쳐지는 생애 최고의 영광을 얻기 위해 모두 최선을 다해 경기를 뛴다. 이기고 나면 뻔히 죽을 줄 알면서도 아무도 지고자 하지 않는다. 신께 바쳐지는 거룩한 제물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진정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한다.
예수님의 발과 머리에 300데나리온 어치의 향유를 쏟아 부은 여인이 있었다. 마리아라는 여인이다. 마리아는 왜 300데나리온이나 나가는 소중한 향유를 예수님께 쏟아 부었을까? 당시 일일 근로자의 하루 임금이 1데나리온임을 감안하면 1년 치나 되는 큰돈인데, 그러지 말고 보통 하듯이 조금의 향유만을 써서 예수님께 대한 예의를 표했어도 충분했을 것을 마리아는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도리어 삼백 데나리온의 향유를 아낌없이 다 썼다가 비난이나 받고 책망이나 듣지 않았던가? 가룟 유다는 마리아의 행위에 분노하며 비난하고 책망했다. “그것을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줬더라면 좋았을 것을! 왜 그리 허비하느냐!” 언뜻 가룟 유다는 굉장히 훌륭하고 좋은 사람처럼 여겨지고 마리아는 어리석고 엉뚱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성경이 밝혀주듯 가룟 유다의 신앙은 체면치레 신앙, 거짓된 신앙에 불과하고, 마리아야 말로 진정 아름다운, 기념할 만한 신앙의 소유자였다. 자신의 전부와 같았던 삼백 데나리온의 소중한 향유를 아낌없이 부어드린 마리아의 행위를 예수님께서는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기념하라 하셨다. 마리아의 행위가 지극히 복음적이었던 까닭이다. 예수님에 대한 마리아의 행위를 보면서 마리아가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겼던 것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한다.
예수님은 생명을 영원히 구해내는 일에 자신의 전부를 던지셨다.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뻔히 죽게 될 줄 알면서도 그 고통과 죽음의 십자가 길을 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그 길을 오르셨다. 한 말씀 한 말씀, 한 걸음 한 걸음도 오직 십자가에 맞추시고 구원과 생명의 길을 여시기 위해 십자가 제물 되기를 마다치 않으셨던 주님, 그 모습에서 주님이 진정 소중하게 여겼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 거룩하신 주님의 마음, 그 사랑으로 충만했던 예수님의 은혜를 마리아는 깨달았다. 마리아에게는 그 주님보다 더 소중한 것이 세상에 없었다. 가장 소중하신 분, 예수 그리스도! 마리아는 구원을 위해 십자가 길을 가시려는 주님께 가장 아끼던 소중한 향유를 붓지 않을 수 없었다.
고통의 십자가를 주님과 함께 질 수 있는 사람, 누구일까? 내 물질과 소유, 생명을 누가 주님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까? 주님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여인, 복음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마리아와 같은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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