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이야기의 결과를 잘 아시지요? 마을 사람들은 그 소년이 불쌍하여 다시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마음을 고쳐먹고 이젠 절대로 장난도 거짓말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그 양치기 소년이 어느 날 언덕에 누워 한가로이 양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하늘에 난데없는 전투기 4대가 지나가는 것을 본 양치기 소년이 큰소리로 또 외쳤답니다. 그런데... 그후 그 소년은 그 마을에서 완전히 추방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양치기 소년은 뭐라고 외쳤을까요? 이렇게 외쳤습니다.
넉~대~다~~~!!!
과거에 우리나라에 있었던 몇가지 사건들 가운데 이 사건마다 ‘가짜뉴스’가 난무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만 보더라도 확인되지 않은 것이나 본인이 하지도 않은 말들이 ‘진짜뉴스’가 되어 유튜브나 기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유포되어 사람에게 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산하 SNU 팩트체크센터에 따르면,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유포된 코로나19 관련 내용 가운데 언론이 주목했던 10건 중 8건은 허위라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가짜가 진짜로 둔갑해 통용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사람은 안정감을 추구하기에 뭔가 확실한 것에 기대려는 심리가 본능적으로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합니다. 이때 전문가나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이라면 귀가 솔깃해, 그 말을 진짜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고, 나중에는 이로 인해 삶이 망가지게 됩니다.
수많은 가짜의 양태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아예 가짜인 것이 있고, 가짜와 진짜가 뒤섞인 것이 있습니다. 아예 가짜인 것은 분별력을 가지고 주의해서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짜와 진짜가 뒤섞인 경우 그것도 권위 있는 전문가의 이름이 덧붙여지면 구별이 쉽지 않아서 진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짜와 가짜가 뒤섞인 경우의 예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도 나름의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일반 상식에 자신의 견해를 적당히 덧붙여서 생산해 낸 ‘진짜 같은 가짜 뉴스’에 불과합니다. 제 아무리 진짜처럼 보여도 그렇게 가공된 가짜 뉴스와 가짜 정보들이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립니다.
‘강조하는 것이 약점이다’라는 말처럼, 가짜는 사람들을 유혹하기 위해 진짜보다 더 그럴듯하게 자신을 분장합니다. 왜그럴까요? 진짜보다 더 진짜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짜일수록 그럴듯한 가면을 쓰고 교묘한 말로 사람들을 속입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현실은 정반대로 가짜가 내는 소리가 너무나 커서 많은 사람이 쉽게 넘어갑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도의 모디 수상은 인도 전역에 봉쇄 명령을 내린 지 9일째 되던 지난 4월 5일 아침 9시에 9분간의 연설했습니다. 이 연설의 핵심은 점성술에 따라 코로나바이러스를 퇴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9시를 기해서 인도 전역에서 일제히 9분 동안 전깃불을 소등하고 대신 촛불이나 휴대전화의 불빛을 비추도록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어둠으로부터 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9개의 행성을 즐겁게 하고 화성에 힘(불)을 불어넣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런 미신은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가짜뉴스입니다.
현재 인터넷과 각종 매체의 발달로 ‘정보의 홍수’ 한가운데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짜와 가짜를 검증하고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오늘 우리는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요일 2:16)과 같은 선악과 열매가 곳곳에 널려있는 시대를 살아갑니다. 따라서 ‘생명을 주는 진짜’와 '사탄의 유혹인 가짜’를 잘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