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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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한 폐렴 바이러스 앞에서


  우한 폐렴 바이러스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폐렴 증상을 보이지만 폐렴에 사용하는 항생제가 듣지 않아 에볼라 바이러스나 후천성 면역결핍 치료제를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이번 병은 심각합니다.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예방을 위해 조심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세 시대 때 페스트가 창궐했을 때 성직자들은 하나님의 징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징벌은 징벌이었습니다. 교회의 타락에 대한. 성직자들은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는 기도회를 한답시고 교인들을 성당에 모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페스트를 확산시켰습니다.


  얼마 전 이만희 교주는 이 병을 ‘교단의 급속한 성장을 시기하는 마귀의 소행’이라고 단정하면서 신천지 교인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믿음 생활할 것을 독려했습니다. 한편 구원파 교주에 버금가는 믿음을 가진 어떤 개신교 목사는 전염병 전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태극기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고집을 피웠습니다. 저는 신천지 교주나 태극기 집회를 강행하는 목사의 믿음이야말로 교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중세의 무식한 교역자들(본인들은 믿음이라고 하겠지만)의 태도와 하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구원파의 정체를 수면에 떠올려준 세월호 사태의 가장 큰 수혜자는 한국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사태로 인해 공권력을 동원한 정부의 조사가 시작되었고 사람들이 구원파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구원파에 대해 막연한 걱정만 하고 있던 한국 교회로서는 감나무 밑에 입을 벌리고 있다가 떨어지는 홍시를 공짜로 입에 넣은 격이 되었습니다.


  이번 우한 폐렴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개신교회는 신천지에 대해 방어만 했을 뿐이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만희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여성의 폭로와 이번 유행병으로 인해 신천지가 수면 위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의 공권력이 개입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환자들의 동선과 신천지에 속한 사람들의 명단이 확보되었으며, 각종 매체는 신천지의 전도방법이나 이단성을 보도했습니다.


  교회의 역사를 볼 때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한 공산주의 사상이나 혁명(1917년) 그리고 이단의 출현은 교회의 타락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할 때 지금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단과 공산주의가 발흥되었습니다(신앙의 순수성을 주장하다가 가톨릭교회로부터 이단으로 낙인이 찍힌 경우는 제외). 교회는 세상의 어둠을 비추는 빛이고, 부패를 막아주는 소금입니다. 그러나 지금 세상 사람들은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잃어버린 채 표류하고 있는 한국의 교회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세월호 사태와 우한 폐렴 사태가 하나님이 한국 교회에 ‘정신차리라’는 경고를 보내신 것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깨닫지 못하고 계속 이렇게 간다면 한국 교회는 바벨론으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바깥 어두운데 내어쫓겨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될 것입니다.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라가려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정권 교체를 위한 정치성이 농후한 집회를 열고 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비춰 자신을 돌아보고 또 교회를 주님의 몸된 공동체 교회답게 이끌어 가는 일일 것입니다. 교회가 교회답게,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될 때 세상의 어둠은 자연히 드러나게 되고 궁극적으 물러가게 됩니다. 신발끈을 졸라매고 다시 출발선에 서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평강이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주님, 저는 흙으로 지어진 존재입니다.
비록 보잘 것 없더라도
저의 삶이 맑고 투명하게 해 주십시오.
제 삶이 어둠을 물리치는 큰 빛은 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당신의 빛을 가리지는 않게 해 주십시오.
어떤 일에도 두려워하거나 흔들리지 말고
당신의 은혜 가운데 굳게 머물게 해 주시고
느리더라도 믿음과 생각,
삶의 진보를 향한 걸음을 쉬지 않게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