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질서(29장 11-13절)

by 양재천목사 posted Sep 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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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는 자기의 노를 다 드러내어도 지혜로운 자는 그것을 억제하느니라.” 어리석은 자는 상황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고 분노를 다 드러내므로 상대방과 격한 싸움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자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적당히 조절해 상대방과 마찰을 피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다툼을 가라앉힙니다. 그래서 동일한 상황에 처하여도 결과적으로 미련한 자가 큰 손해를 보는 것과 달리 지혜로운 사람은 오히려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신중을 기하지 않고 감정을 앞세우는 행위가 매우 어리석은 일임을 교훈하고 있습니다.
  “관원이 거짓말을 들으면 그의 하인들은 다 악하게 되느니라.” ‘관원’은 관리들을 포함하는 통치자, 또는 지도자를 의미합니다. 지도자는 작게는 가정을, 크게는 한 나라를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지도자의 성품과 특성은 그가 책임진 공동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통치자가 정직하고 성실하면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 역시 진실하고 신실한 사람들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그들이 매일 매일 자기의 지도자가 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지도자를 닮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지도자에 따라서 그가 속한 공동체가 밝게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어둡게 될 수도 있습니다. 공동체를 책임지고 있는 통치자가 음흉하고 악하면, 그 공동체 전체가 악하고 음흉해지기 쉽습니다. 또한 지도자가 아첨이나 거짓말에 귀를 기울이면,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아첨과 뇌물로 인해 부패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피지배 계급은 지배 계급에게 잘 보이려고 그들을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도자의 악한 성품과 특성은 공동체 전체를 부패하게 만들기 쉽습니다. 이러한 말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 물이 맑다’는 우리 속담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습니다. 로마 속담에도 ‘그 왕에 그 신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 역시 12절에 나오는 잠언과 그 의미가 비슷합니다. 신하들은 자연스럽게 왕을 닮을 수밖에 없습니다. 왕이 정통성을 따라서 합법적으로 왕의 자리에 오르고, 또 백성들을 사랑하고 법을 존중하면 신하들도 의롭고 정직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왕이 정통성도 없고 또 불법적인 수단과 음모를 통해서 권세를 찬탈하면, 그 밑에 있는 신하들도 야심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들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불법적인 왕을 보고 거짓이 진실보다 더 힘이 세다는 것을 배우게 되며, 바른 말보다 아첨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거짓을 따르는 통치자는 거짓 영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주변에는 진실한 충신 대신 사악한 마음을 가진 간신배들이 몰려듭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간신배들만 득실하게 되어서 그 왕의 치세뿐만 아니라 나라의 기강과 중심이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가난한 자와 포학한 자가 섞여 살거니와 여호와께서는 그 모두의 눈에 빛을 주시느니라.”
세상에는 가난한 자와 포악한 자가 섞여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포학한 자'’는 ‘고리대금업자’, ‘억압하는 자’, ‘속이는 자’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본문에 나오는 ‘포악한 자’는 가난한 자를압제하여 자신의 이득을 추구하는 ‘불의한 부자’이고, ‘가난한 자’는 사회적 약자를 의미합니다. ‘눈에 빛을 주신다’는 말은 생명을 주셔서 삶을 영위하게 하신다는 말입니다. 아담의 타락 이후에 이 세상은 이처럼 약자와 강자가 공존하며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의로우신 하나님은 그들 모두에게 생명을 주셔서 각자 하나님께 부여받은 만큼의 삶을 영위하도록 하십니다. 세상이 힘 있는 사람에 의해서 움직여 가는 것 같아도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로 운행하시는 질서 안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질서 안에서 참된 평안과 은혜의 삶을 살아가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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