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한 가정, 슬기로운 종(17장 1-2절)

by 양재천목사 posted Sep 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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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 가정의 행복이 재물의 많고 적음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 간의 신뢰와 사랑의 유무에 좌우된다는 것을 나타낸 말씀입니다. 마른 떡은 누룩을 넣지 않은 딱딱한 빵으로 술이나 물에 적신 후에 먹는 팔레스타인 지방의 일상 식량을 의미하며, 제육은 감사제나 화목제를 드리고, 남은 제물을 가리키는 말로 잔치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의미합니다. 마른 떡 한 조각은 물질적으로 매우 곤란을 당하는 삶을, 제육은 부족한 없는 부유한 생활을 상징함으로 서로 대조를 이룹니다. 예전에 비해 우리의 가정에 변화된 것이 있다면 대가족에서 소가족, 핵가족으로 바뀐 것이고, 온전한 가정보다 이혼한 가정이 많다는 것입니다. 예전과 비교해 그만큼 이혼률이 높다는 것은 깨어진 가정으로 인해 상처받는 자녀와 고통 가운데 있는 부모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정은 한 사회를 이루는데 있어 근간이 되는 공동체입니다. 가정이 깨어지고, 출산률이 낮아지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경제적인 문제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교육비로 인해 애 낳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남편의 경제적 무능력으로 인해 더 이상 가정을 꾸려 나갈 수 없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것은 분명 불편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가정이 행복하고 화목하게 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건강, 대화, 신뢰, 관심 등 가족 간의 믿음과 사랑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자녀교육을 위해 어머니는 자녀와 함께 유학을 떠나고, 아버지는 홀로 남아 열심히 일을 하면서 다달이 생활비와 교육비를 부쳐 주지만, 결국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인해 가정이 깨어지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됩니다. 가정은 서로 몸과 마음을 부대껴 가면서 더 돈독해지고, 더 화목해지기 마련입니다. 가족 구성원들 중 누군가의 희생만으로는 절대 행복해 질 수 없습니다. 한 다큐 프로그램을 통해 갑자기 큰 병을 얻어 쓰러지게 된 한 가장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불행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오히려 이것으로 가족이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와 함께 일을 하면서 서로 협력하고, 자녀들은 고생하는 부모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막내 딸이 글을 잘 써서 학교에서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무슨 이유로 글짓기 대회에 나갔는지 묻자, 막내 딸이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빠가 기뻐하실 것 같아 글을 쓰게 되었어요, 아빠 사랑해요.” 치료비를 걱정하고, 생활비를 걱정하는 이 가정을 불행하다고 할 사람이 있을까요? 행복한 가정, 화목한 가정은 하나님의 은혜이며,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아름다운 사역입니다.

  “슬기로운 종은 부끄러운 짓을 하는 주인의 아들을 다스리겠고 또 형제들 중에서 유업을 나누어 얻으리라.” 고대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원칙적으로 혈통에 의해 유업이 승계되었으나 때론 종들 중에서 그 신실성을 인정받은 자가 유업의 분깃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본절은 이러한 이스라엘 사회의 특수한 관습을 반영한 것으로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지혜를 갖추었을 경우 예상치 못한 복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침으로써 지혜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혈연이 모든 것을 보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가족제도이지만, 어떤 집안의 자식이 부끄러운 삶을 살아간다면 슬기로운 종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 마땅하고 그 종은 자식들과 다름없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지혜를 이 말씀은 전합니다. 아브라함도 가업을 이을 아들이 없어 오랫동안 자신과 함께 한 종 엘리에셀을 상속자로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믿을만하고 신뢰할만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선민이라 하여 지나친 자부심과 교만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슬기롭고 지혜로운 하나님의 종이 되어 하나님 주시는 그 유업을 이루어갈 수 있는 우리의 삶과 가정이 되시길 축원합니다.